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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지성이 피어나는 그랜드캠퍼스

슬픈 웃음 ㅜ,.^

작성자조현미
작성일2008.05.01 11:11 조회3302
오늘 아침 농대쪽 후문에서 5년동안 보아온 수위 아저씨와 슬픈 인사를 나눴습니다.
용역회사가 바뀌어 이제 더 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며
이른 아침부터 일일이 학교에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계셨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아직 더 일을 해야 하지만.....' 회사가 바뀌고 나이도 많아 그만두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아저씨는 2004년 학교를 입학하면서 공대 기숙사 뒤 쪽문에서 처음 뵈었습니다.
교문안에 들어서는 학생들과 교직원들 한 사람 한사람에게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라는 인삿말과 환한 웃음을 늘상 주셨습니다.

일생앞에 차를 주차해 놓고 점심을 먹고 나올 때 주차 단속을 하시면서도
'여기에 주차 하면 안되는 거 아시죠?' 라며 미소를 짓고 계셨습니다.

학교 여기 저기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돌아 다니실 때도, 본부 앞에 주차장을 관리하시면서도
아저씨께서는 단 한번도 찡그림 없는 환한 얼굴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고 계셨습니다.

그런 아저씨를 보면서
'전남대 명물은 저 아저씨야.....자신의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항상 보는 사람을 즐거해 주는 미소를 갖고 있고.........타인을 배려하는 행동을 보면....저 분이야 말로 진정한 전남대 주인이야..'라고 느꼈습니다.

시간이 나면 꼭 아저씨께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고 150짜리지만 커피 한잔 나누며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이렇게 짧고 슬픈 이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전남대 얼굴인 그 아저씨께서 매일 아침 따뜻한 미소로 학생들과 교직원을 다시 맞이 할 순 없는 걸까요?

생각해 보니 오늘은 노동절이네요.
100여년 전의 노동자들의 외침이 새삼 떠오르며
민주화의 성지라는 전남대에서 경제 논리에 밀린 아저씨의 축 쳐진 어깨가 오늘을 우울하게 합니다.

댓글목록
  • 작성자 정금란 작성일 2008-05-01 16:08:26
    너무너무 서운해요. 저두 항상 농대쪽문쪽으로 다니거든요, 항상 아저씨 뵙는데 오늘 아저씨 마지막 날이라고 하시는데 정말 서운했어요. ㅜㅜ
  • 작성자 이지원 작성일 2008-05-01 17:55:37
    저도 그분과 인사를 나누고 하루를 시작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즐겁게 시작할 수 있었는데...

    정말 아쉽네요!!!

    어떻게 다시 일 하실수는 없는 건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