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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소개 역사 앞에 당당하고 자랑스런 전남대학교

김윤수 총장 이임식 8월16일 오후 4시 거행

작성자이지은
작성일2012.08.14 14:39 조회278

 

김윤수 총장 이임식 8월16일 오후 4시 거행

 

 

전남대학교 제18대 김윤수 총장이 오는 8월16일로 4년의 임기를 마감한다. 퇴임식은 16일 오후 4시 국제회의동 용봉홀에서 대학구성원 및 동문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지난 4년간 숨 가쁘게 대학발전을 위해 달려온 시간을 회고하고, 전남대인에게 남기고 싶은 마지막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김 총장은 평교수로 돌아가는 첫 날인 17일 전남대 의료봉사단이 활동하고 있는 아이티(Haiti)를 방문한다.

 

 

 


이임사

 

고르지 않은 날씨 마다하지 않으시고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낭보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개교 60주년을 맞아 용봉산악회가 유럽최고봉 엘부르즈 등정에 나선 우리 대학 산악회가 어제 현지 11시 6명이 대원이 등정에 성공했습니다. 멀리서나마 함께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시다. 엘부르즈 산은 인간에게 불을 전해주었다고 제우스의 노여움을 받은 프로메테우스가 독수리에 간을 쪼아먹히는 전설의 산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가벼운 날입니다. 총장으로서의 두려움, 곤고로움, 그리움 그리고 사랑이란 것까지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총장이라는 무게 때문에 말 할 수 없었던 그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불편함을 참아주시고 견디어주신 분들께 머리 숙입니다. 지나놓고 보면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할 능력도 없는 존재를 아껴주셨습니다.

 

오늘은 용서를 비는 날입니다 사람이 머리에 관을 쓰고 있을 때는 결코 진실을 말하려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실을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고 참으셨던 분들에게 용서를 빕니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꽃을 내려갈 때야 겨우 보는 그 아둔함을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진정으로 사랑과 진리를 추구하며 살고자 노력했다 할지라도 어찌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겠습니까? 그 반대로 저 또한 잔인한 공격을 받은 적이 없었겠습니까?”(피에르: 단순한 기쁨;)  제 자신에 의해 만들어진 잘못으로 대학의 발전에 흠이 되었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를 청합니다.

 

대학은 주주가 참 많은 조직입니다. 교수님들은 대학이란 조직에 뿌리를 두었다기보다는 자신의 지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일종의 Nomad입니다. 대학은 다른 사람과 다른 조직의 일에는 진보적이지만 자신의 문제에 대해선 보수적인 집단으로 비쳐지곤 합니다. 광주는 제 고향이지만 동시에 타향이어야 했습니다. 전남대학교는 제 모교이지만 동시에 타교이어야 했습니다.

 

대학의 명성은 신참(newcomer) 대학한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은 선물이기도 합니다. 우리 전남대학교는 선배들의 치열한 삶의 결과로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곧음을 좋아하면서도 학문을 좋아하지 않으면 폐단이 따르게 된다(好直不好學 其蔽也絞)는 선현의 말씀을 귀담아 들어볼 때가 되었습니다. 유일성과 국지성만으로 대학을 이야기할 수만은 없는 시대적 상황입니다. 처절했던 연대와 동반의 시대를 팔아먹고 산다는 말을 결코 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시인 김수영님은 오래 전에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전선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전선은 지도책 속에는 없습니다.” (김수영: 하... 그림자가 없다;) 지난 4년간 다음 세대에게 나침반을 바치는 일에 정직했는지, 흩어진 시간들을 하나씩 깨워 일으켰는지 자문해 봅니다.

 

오늘은 무거운 날입니다. 이제부터 지난 4년 전남대학교 제18대 총장으로서 본격적으로 평가받고 심판받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참 행복하고 기쁩니다. 특별히 저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것은 축복이었습니다. 이제 “눈물 흘렸던 사람은 더 이상 울지 않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에도 “이제부터는 기뻐하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은 사람처럼, 가진 사람은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처럼,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용하지 않은 사람처럼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린토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Ⅰ:7, 29-31)

 

우리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먼저 간 김 남주 동문의 시가 생각납니다.

 

숨이 막히고 가슴이 미어지던 날

제방을 걸으며 돌맹이 하나 되고자 했다

강물 위에 파문 하나 자그맣게 내고

이내 가라앉고 말 그런 돌맹이 하나

 

날 저물어 캄캄한 밤

불씨 하나 되고자 했다

풀밭에서 개똥벌레쯤으로 깜박이다

새날이 오면 금새 사라지고 말

그런 불씨 하나

 

그때 나 묻지 않았다

돌에 실릴 역사의 무게 그 얼마일거냐고

그때 나 묻지 않았다

불이 밀어낼 어둠의 영역 그 얼마일 거냐고 (김남주: 돌맹이 하나;)

 

생물학 교과서는 탄생은 죽음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 끝의 시작은 4년 전 이맘 때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 끝을 위해 도와주시고 참아주셨던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마음 깊이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이 끝자락의 가벼움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저는 또 다른 시작의 끝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삶이란 자신이 어찌할 수 있는 것은 아닌 성 싶습니다만 열심히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물러남으로 제가 여러분안의 더 적은 그대가 되었으면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2012년 8월 16일

김 윤 수

담당부서 : 대외협력과 (대학본부 9층) Tel : 062-530-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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