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휘어지는 메모리용 신소재 개발
정현담 전남대 교수․손홍래 조선대 교수 양자우물형 전자 구조의 고분자 개념 구현 성공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 등 휘어질 수 있는 기판 위에서 동작하는 메모리에 쓰일 수 있는 고분자 재료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정현담 전남대 교수(화학과, 45)와 손홍래 조선대 교수(화학과, 48)는 두가지 종류의 분자를 화학적으로 결합, 마음대로 전자를 가두고 유지할 수 있는 고분자 물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개발경쟁이 치열한 플렉서블(휘어지는) 비휘발성 메모리 분야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
물질들은 각 분자 구조에 따라 전자를 흐르게 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수준이 모두 다르고, 이 차이에 따라 절연체․반도체․전도체 등으로 나뉜다. 연구팀은 반도체인 사일롤 분자와 절연체인 ‘규소(Si)-산소(O)-규소(Si)’ 분자를 섞어 독특한 구조의 고분자를 만들었다. 이 고분자에는 두 종류 구성 분자의 전기적 특성 차이 때문에 전자에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의 준위가 급격히 달라지는 일종의 ‘우물’ 또는 ‘함정’이 존재하고, 여기에 전자를 가둬놓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전자를 저장하고 특별한 조건에서만 지울 수 있는 ‘비활성 메모리’로서의 조건을 갖춘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개발된 고분자 물질은 솔벤트와 같은 용매에 녹기 때문에, 휘어지는 기판 위에 잉크처럼 찍거나 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정현담 교수는 “우물형 전자 구조를 갖춘 이 고분자 소재를 활용하면 전기적 안정성이 우수하고 제조 공정도 간편한 플렉서블(휘어지는) 비휘발성 메모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관련 논문(논문명 : Observation of Negative Charge Trapping and Investigation of Its Physicochemical Origin in Newly Synthesized Poly(tetraphenyl)silole Siloxane Thin Films)은 화학분야 대표적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5월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